전기차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유압 브레이크뿐만 아니라 모터와 인버터도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그리고 모터와 인버터에 의해 브레이크가 작동하면서 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를 회생제동이라 하며 회생제동으로 생성된 에너지를 다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열로 소모하는 내연기관의 브레이크 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2.2.2. 감속기
감속기는 모터의 특성에 맞춰 동력을 바퀴에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변속기이다. 하지만 변속기가 아닌 감속기라고 부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모터는 분당 회전수(RPM)가 내연기관 엔진보다 훨씬 높다. 회전수를 상황에 맞게 바꾸는 변속이 아닌, 회전수를 하향 조정(감속)해야 한다. 감속기는 모터의 회전수를 필요한 수준으로 낮춰 전기차가 더 높은 회전력(토크)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감속기의 기어비는 고정되어 있는데, 보통 7.2 ~ 9.4 : 1로 되어 있다.
모터의 동력이 일정한 상태에서, 감속기를 통해 모터의 회전수를 줄이면 토크가 커진다. 쉽게 말하면 모터는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대신에 힘이 없어, 속도를 늦춰서 힘을 세게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어비가 7.2~9.4로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데, 현대차의 아이오닉 EV의 감속비는 7.4 이다. 만약 이런 변속기가 7개가 있으면? 우리는 그런 장치를 7단 변속기라고 부른다. 즉, 엄밀히 따지면 내연기관의 1단 변속기를 감속기와 동일한 개념으로 보면 된다. 대부분의 전기차는 1단 감속기 방식이다.
2.2.3. 배터리
배터리는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부품으로, 내연기관차의 연료탱크에 해당한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보통 배터리 용량에 따라 좌우된다. 배터리 용량이 클수록 주행거리도 늘어난다. 그러나 배터리 용량을 키우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배터리가 차지하는 부피와 무게 때문이다. 큰 배터리를 얹으면 실내 공간 및 짐 공간이 줄어들고,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운동성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효율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여야 한다. 크기가 작고 가벼우면서 전기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저장해야 하는 것이다. 주행가능 거리가 길수록 충전 횟수가 줄어들어서 전기차 생활이 한층 더 편리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된 전기차는 배터리 기술 발전에 따라 에너지 밀도가 크게 높아졌다. 덕분에 1회 충전 주행거리도 초기 전기차보다 크게 늘었다. 기아자동차 쏘울 부스터 EV의 경우 64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386km 를 달릴 수 있다(국내 인증 기준). 배터리 수명도 크게 개선됐다. 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 패턴에 따라 수명이 달라지는데, 일상적인 사용 조건이라면 폐차할 때까지 배터리 내구성에 대한 걱정 없이 운행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배터리 전력을 100% 방전될 때까지 주행하고 다시 충전하는 경우라면 1,000회, 배터리 전력 50%를 사용하고 다시 충전하는 경우라면 5,000회, 전력 20%를 사용하고 다시 충전하는 경우라면 8,000회까지 배터리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쏘울 부스터 EV를 하루에 약 77km(전력 20% 사용 시)를 운행한다고 가정하면 8,000일(약 22년) 동안 배터리 교체 걱정 없이 차량을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하 BMS)은 이런 수많은 배터리(셀)를 하나의 배터리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전기차의 배터리는 수십 개에서 수천 개에 이르는 셀로 이뤄져 있는데, 각 셀의 상태가 비슷해야 배터리의 내구성과 성능이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BMS는 배터리와 일체형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으며, 통합전력제어장치(EPCU)에 포함되기도 한다. 셀의 충전 및 방전 상태를 감시하고, 배터리에 이상이 감지될 경우 릴레이(특정 조건에서 다른 회로를 개폐하는 장치)를 통해 자동으로 배터리의 전원을 잇거나 끊는다.
2.2.4. 온보드차저
온보드차저(이하 OBC)는 완속 충전을 하거나, 휴대용 충전기로 가정용 플러그에 꽂아서 충전할 경우, 차량에 입력된 교류 전원(AC)을 직류 전원(DC)으로 변환하는 장치이다. 교류를 직류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인버터와 비슷해 보이지만, OBC는 충전을 위한 장치이며 인버터는 차량 가속과 감속과 관련된 장치라는 점에서 그 역할이 다르다. 참고로 급속 충전은 직류를 이용한다.